일력(日曆)을 보니 오늘은 12월 22일 동지(冬至)입니다. 북반구에서는 밤이 가장 길지만 반대로 남반구에서는 낮이 가장 긴 하지가 되는 날이지요. 어린 시절 동지 팥죽을 쑤어먹고, 내 팥죽에는 새알수미가 적다고 투덜대며 나이를 더 많이 먹겠다고 팥죽을 많이 먹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화롯불 곁에 앉아 신트림하며 밤 이슥하도록 옛날 이야기를 듣던 고향의 추억이 마냥 그리워지는 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린아이들이 어느새 커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옛 추억에 잠겨 있으니 정말 세월은 유수와 같이 빠릅니다. 오늘은 아직 잠들지 않았을 여러분의 자녀들에게 들려줄 아름다운 옛날 이야기 한토막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고전인 "新增東國與地勝覽"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고려 공민왕 때 우애가 깊은 두 형제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이 형제는 길을 가다가 아우가 황금 두덩어리를 주었습니다. 형을 사랑하던 아우는 그중의 한덩어리를 형에게 주었습니다. 이 형제가 孔岩 나루터에 이르러 배를 타고 강을 건느다가 아우는 갑지기 자기의 금덩어리를 강물에 던져버리고 말았습니다. 형이 깜짝놀래 그 까닭을 물었더니 그 아우가 대답하기를 "제가 평소에는 형님을 아끼는 마음이 두터웠는데 막상 내 금덩어리 하나를 형님에게 나누어 주고나니 갑자기 형님이 없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복을 받을 일이 아니니 차라리 금을 버리고 옛날의 우애로 돌아가고 싶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말을 들은 형도 "네 말이 참으로 옳다"고 말하고서는 자기도 역시 금을 강물에 던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때 그 배에 같이 타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가 공부를 하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들인지라 아무도 그들 형제의 이름과 주소를 물어 이를 후세에 전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요즈음 우리 사회를 우울하게 하고 슬프게 하고 속상하게 하고 화나게 하고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차게 하는 것은 "돈"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금이나 물가고가 그렇고 부패와 사회적 범죄 행위가 또한 그렇습니다. 세상에는 돈을 위하여 살다가 돈의 노예가 되어 비참한 최후를 마치는 사람이 있느가 하면 어느 불우했던 미망인은 평생 모은 재산을 장학금으로 내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상 만사를 돈으로만 설명하려는 것도 웃습겠지만 돈없이 행복할 수 있다는 말도 또한 허황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영어 단어 중에서 가장 긴 단어로서 29개의 알파베트로 이루어진 Floccinaucinihilipilification이라는 어휘가 있는데 이는 "돈을 뜬 구름 처럼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영어 단어 중에서 이 단어가 가장 길고 또 발음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은 돈을 뜬 구름처럼 생각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아르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문제 저런문제를 생각하다보면 돈만으로 인생이 행복해질 수도 없는 일이지만 돈없이 행복해질 수도 또한 없는 일입니다. 돈이란 빚지고 살지 않을 만큼은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모가 닥아오자 거리에는 또 다시 불우한 이웃에 대한 동정을 구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가진 자들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가난한 이웃을 도와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자기의 금(金)을 강물에 던지지는 못할지라도 형제의 금(金)을 뺏으려는 욕심만이라고 버려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이거 동지 팥죽 이야기하다 삼천포로 빠졌네요. 죄송합니다. 오늘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개최하는'더불어 함께하는 작은설 동지'행사에 가면'전통팥죽 만들기' 시연, 동지팥죽 만들기 강연, 시식행사등이 있다고 합니다. 많이 참석하셔서 나이 한살씩 더 먹고 오세요.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오늘이 동지(冬至)입니다. 동지(同志)여러분! 동지(動止)를 잘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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