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는 것은 변합니다. 그것은 항상 있다가 변하고 마침내는 흔적조차도 없어지고 맙니다. 인간도 예외는 아닙니다. 태어나고, 성장하고 마침내는 늙어서 병들어 죽고 맙니다. 분명히 오늘의 태양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산 위에서 솟았고 오늘의 노을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지평선 그 서녁에 떠오릅니다. 그런데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변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살아있는 누구에게나 회피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마침내는 우리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변하고 있고 헤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는 늘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만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가 그렇습니다. 그것은 항상 변하고 소멸되어지면서 새로 돋아납니다. 밤이 가면 낮이 오고 사람은 가도 세월은 남습니다. 모든 것들이 변해도 세월의 모습은 마냥 제 모습으로 남습니다. 조그만 정거장의 역군은 남루한 소매를 흔들며 날마다 덜컹거리며 지나가는 열차를 보냅니다. 어느때는 화려한 객차를 또 어느 때는 시커먼 화차를 아무렇지도 않게 보냅니다. 우리는 스스로가 달력을 만들어 거기에 세월을 적어 놓고 스스로 초조해 하는 것입니다. 세월이 우리에게 변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해 봅니다. 인생을 너무 초조하게 살 것이 아니라 한번쯤은 보너스의 인생쯤으로 생각하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고 그렇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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