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거울을 들여다보았더니... 주름살 투성이의 전혀 낯선 꺼칠한 얼굴과 마주하고 서 있게 되었을 때에, 동창회라는 데를 갑자기 나가고 싶어질 때에, 거기다 동갑내기들이 모르는 사이에 나보다 몇 배나 더 성공한 것을 발견했을 때에, 아들이 내 양복을 가지고 와서 자기가 입겠다고 빼앗아 갈 때에, 앞으로 남은 인생과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길이가 갑자기 비교가 될 때에, 어쩌다 한 번 운동이라도 하고 나면 며칠을 끙끙대면서 앓아야 할 때, 대학을 다니는 젊은 남녀 학생들을 보면 질투가 일어날 때에, 십 년만 더 젊었더라면 지금처럼 이렇게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느껴질 때, 내가 못한 일을 자식들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 때, 생명보험 세일즈맨의 말에 귀가 솔깃해질 때에, 암으로 먼저 떠난 친구들의 일이 남의 일 같지 않을 때에, 볼품 없이 튀어나온 배에 가리워서 발가락이 안 보일 때에... 나의 하나님이시여 ! 나의 중년에 때에 할 일을 알려 주옵소서.... 나의 살 날이 산 날보다 적사옵나이다. 그러나 주님의 연대는 영원함이니이다. |
0
4493
0
다음글 |
QUICK LI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