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연금술 한해의 끝자락, 365일이 휙 날아가 버렸다. 시간의 여행객이었지만 기억은 어둡다. 항상 빼앗긴듯한 시간에 대한 상실감때문인가? 불꽃처럼, 때로는 얼어붙은 얼음처럼 화려한 꽃처럼 때로는 쓰레기처럼 찬란한 새벽처럼 때로는 기다리지 않은 손님처럼 다가온 시간들, 고장난 시계를 열어 조작할 수는 있지만 시간은 내 손을 벗어나 자기의 법칙을 지키는 괴력을 가지고 움직인다. 시간은 조금의 편견도 없고, 무섭도록 공평하고, 언제나 일정하고 성실하다. 매몰차게 연기처럼 빠져나가지만 성실한 사람에게는 환대하듯 충분하게 머물러 있기도 하다. 가장 짧게 여겨지기도 하고 때로는 길게 여겨지는 것이 시간이다. 시간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은 언제나 나와 함께 했다. 함께 한 시간의 기록이 바로 나 자신이다. 그것을 우리는 변화라고 한다. 성큼 자라 버린 아들을 통해 시간의 기록을 더듬어본다. 시간은 앞으로 달려간다. 지나간 카렌다는 다시 걸어놓을 수 없다. 고통도, 지금의 행복도 지나간 과거가 된다. 시간이 뒷걸음질을 칠 수 없듯이 인생도 어디론가 가고 있다. 시간을 적으로 만들지만 않는다면 인생은 과거로 곤두박질 치지 않는다. 한해를마무리하며 시간의 연금술사가 되는 꿈을 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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