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과 뒤이은 6.25 전쟁으로 서울의 주변부로 몰려든 난민들이 거할 곳조차 제대로 없어 얇은 판자집 속에서 고달픈 삶을 이어가던 힘겹던 시절. 금호동 가파른 비탈길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있는 판자집 사이에서 지난 53년간 한결같이 사랑과 봉사로 금호동 사람들을 섬겨온 교회가 있다.
서울노회 금호교회(이화영목사 시무)가 바로 그 교회이다.
1949년 설립돼 지난 53년간 묵묵히 지역주민들을 사랑으로 섬기며 지역 복음화의 사명을 감당하는 아름다운 교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금호교회는 2002년 '어린이를 오게 하라'는 표어를 세우고 어린 영혼을 구하는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 영혼을 天下보다 귀하게’ 금호교회가 여느 교회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색다른 표어를 세운 것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제대로 없다는 금호동의 특성상 자칫하면 곁길로 빠질 수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교회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섬기기 위해 세운 표어.
이화영목사는 "복음 안에서 어린이들이 자랄 때, 한국 교회는 물론 한국 사회의 밝은 희망을 찾을 수 있다"며 "어린이들을 교회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섬기겠다는 생각에서 이러한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한다.
학교를 끝나면 여러 개의 학원을 다니며 파김치가 되는 어린이들을 위해 금호교회는 교회 교육관을 개방해 어린이들이 맘놓고 뛰놀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했다. 또한 이들을 위해 드럼반, 플루트반, 컴퓨터교실 등 문화활동반을 만들기도 했다.
이 목사는 무엇보다 우리 교회 성도들은 모두 어린이들을 위해 축복하는 훈련이 잘 돼 있다면서 "성도들 각자 어린이들을 마음껏 축복하면서 어린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있다"며 "이들이 장성했을 때 한국 교회와 사회를 이끄는 훌륭한 인재가 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처럼 어린이들을 교회로 불러모아 이들의 장래를 위해 기도와 축복을 아끼지 않는 금호교회는 지역의 노인들을 섬기는데 있어서도 앞장서고 있다. 매주 목요일마다 여는 노인대학을 통해 지역 노인들이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이를 전도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
지역사회에 친근한 접근
선교와 봉사 두 가지 차원에서 어린이 사역과 노인 사역을 전개하고 있는 금호교회는 선교와 봉사를 겸한 색다른 사역도 전개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사랑의 편지 보내기회' 활동과 `병원 도서대여' 사역.
지역 주민의 자녀 중에서 입대한 이들에게 간단한 위문품과 함께 손수 쓴 편지를 전해주는 것. 이들의 편지는 외롭고 고달픈 군 생활을 보내고 있는 병사들에게 적지 않은 위로가 되는 동시에 훌륭한 선교 도구가 된다. 제대 후 신앙생활을 시작하겠다는 사연을 적어보내는 병사들이 간혹 있다고 이 목사는 귀띔한다.
병원 사역 또한 독특하지만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사역. 병원에 단순히 전도지만 들고 가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을 위해 이동서가를 운영하고 있다. 매주 교회 인근의 병원들을 돌며 신앙서적과 함께 일반 교양서적을 빌려주고 있는 것.
최신 베스트 셀러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동서가의 효과는 만점이다.
7~80권 준비해 간 책이 병원을 돌고 나면 거의 다 비워진다는 것이 김 목사의 설명이다. 수술비를 마련하기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서 수술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사역이다.
금호교회의 독특한 면은 이것만이 아니다.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도 그 중의 하나. 교회에 오기 불편한 휠체어 장애인들을 위해 2억원 가량을 들여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설치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난공사가 예상되고 무엇보다 2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도 설치를 꺼리게 했다. 그러나 결국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면 장애인 뿐만 아니라 노인과 임산부 등 노약자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감하게 설치를 결정했다.
설치가 일단 결정되자 2억원 가량의 공사비가
순식간에 채워지는 놀라운 단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노인과 장애인 배려 금호교회 성도들의 하나된 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천여 명이 넘는 교우들이 이렇게 하나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담임목사의 목회에도 영향이 있지만 지난해 금호교회 교우들이 겪어야 했던 가슴 아픈 사연이 바탕에 깔려있기도 하다.
지난해 7월 20여 명의 청년들이 몽골로 선교여행을 떠나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가던 중 음주운전 차량의 과실로 서지연 양이 유명을 달리하고 청년들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서 양이 활달하고 교회 일에 적극적인 청년이었기에 유족과 교우들의 아픔은 헤아릴 수 없었다. 그러나 서 양의 부친인 서원섭장로는 사건 후 보상금으로 받은 금액을 전액 헌금하고, 서 양의 장기를 기증케 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교회에 큰 시련이 닥쳤지만 서 장로의 믿음으로 인해 금호교회는 더욱 더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고,
이 일을 계기로 더욱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게 됐다.
금호교회에서는 숨진 서 양을 선교사로 추대하고 서 양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지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일이 서 양이 선교를 위해 가려했던 몽골 가조리트에 서지연선교사 기념수양관 건립하는 사업. 지난해 8월 시작돼 오는 7월 헌당을 예정하고 있다. 또한 서 선교사를 기념해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지에 선교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이 목사는 "토마스 선교사의 순교의 피가 한국교회의 밑거름이 된 것처럼 서 선교사의 순교의 피가 몽골교회의 풍성한 열매로 나타날 것"이라며 서 선교사의 순교를 기념, "이 일을 계기로 선교하는 교회, 섬기는 교회가 되기 위해 전 교우들이 일치단결해 복음 전파 사업을 감당하고 있다"며 선교와 봉사에 매진하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