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이야기
교회창립70주년 기념 부흥회 둘째날 저녁 설교말씀 "정체성 회복" 중에서...
10남매를 둔 한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11살짜리 아들이 그만 문둥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아버지는 이 아들을 집에 가두고 아무도 모르게 키웠습니다. 가둬 키우는데도 한계가 있어서 더 이상 집에서 키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버지는 문둥병자들이 모여서 사는 데가 있는데 그 곳이 소록도라는 사실을 알고 이 문둥병 아들을 데리고 소록도를 향해서 걸어갑니다. 남의 시선이 두렵고 소문 날까봐서 차도 타지 못하고 몇 날 며칠을 걸어서 소록도를 향해서 걸어갑니다. 가다가 밤이 되면 들에서 자고 또 낮에는 걸어가고 이렇게 하다가 아버지 생각에 저 아들이 평생 문둥병으로 살아봐야 사람구실도 못하고 남에게 놀림만 당하고 또 남에게 알려지면 집안 창피이고 해서 차라리 죽이는 게 낫겠다 싶어 큰 돌을 들어서 아들을 향해서 내리 찍었는데 그만 빗나가고 말았어요. 두 번째 돌을 들어서 치려는데 불쌍한 생각이 들어서 돌을 땅에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어요. 저도 살려고 태어났는데 싶어 또 여기 까지 왔는데 소록도 까지만 한 번 가보자 하는 생각이 들은거죠. 소록도로 들어가는 항구에 도착하니까 그곳으로 가려는 문둥병환자들이 여기 저기 보이는 것입니다. 눈이 패이고, 코가 문드러지고 귀가 문드러지고 입이 짓물려서 잇빨이 다 드러난 사람들이 여기저기 막 보이는 것입니다. 비참한 모습이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소록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지 않고 부두 위쪽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걸어가면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어봅니다. 너도 소록도에 들어가면 저처럼 될 것인데 차라리 너랑 나랑 여기서 죽자 이렇게 말하니까 아들이 동의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다를 향해서 부자는 말없이 한 발 한 발 들어가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가슴에 물이 차오니까 아들은 벌써 코에 물이 차올라서 헐떡거리는 것입니다. 이제 한 발짝반 들어가면 죽음입니다.
그때 아들이 아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자기만 죽으면 되는데 아버지가 죽은 것은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요! 집에는 형들 누나들이 아버지만 바라보고 아버지가 벌어다 준 돈으로 먹고 사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안 됩니다. 저 혼자 죽겠습니더. 이 말을 들은 아버지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미어지잖아요. 그래서 그 아들을 품었습니다. 그 아들을 안고 소록도를 들어 간 것입니다. 소록도에 내려놓고 너는 누가 물어봐도 아버지가 누구라고 말하지 말아라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 왔습니다.
집에 와서 남은 9남매 가르치고 잘 키워서 다 잘 됐습니다. 소록도에 간 아들은 잊어버렸습니다. 아내도 죽었습니다. 자녀들도 다 출가했습니다. 이제 혼자가 되었습니다. 시골에서 혼자 사는데 큰 아들이 전화가 온 겁니다. 아버지 이제 시골에서 혼자 그만 사시고 서울로 올라오세요. 아버지는 시골에 재산 다 팔아서 서울로 올라가서 아들에게 다 주고 아들집에서 편하게 잘 살았습니다. 날마다 잠자리 다 봐주죠, 진수성찬에 너무도 편했습니다. 방에는 냉장고 TV 화장실, 뭐 없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달 두 달 지나다 보니까 뭔가 분위기가 썰렁해 집니다. 이야기할 상대도 없고, 놀러 다닐 때도 없고, 식구들이 대하는 것도 차갑게 느껴지고 점점 그곳이 싫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아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아버지 아들이 저 혼자뿐입니까? 아들이 저 하나 밖에 없습니까? 2년동안 살면서 자기가 짐이라는 사실을 그 말을 듣고 깨닫게 된 겁니다. 너무 늦게 깨달은거죠. 그래서 짐을 싸가지고 이번에는 둘째에게로 갔습니다. 둘째는 더 기간이 짧아지는 것입니다. 둘째에게서는 한 달되니까 벌써 싫은 내색을 하는 것입니다. 한 달도 대단한 것입니다. 모시기 힘들죠. 힘듭니다. 그래서 다른 아들에게 갔지만 그들 집에서는 일주일을 못있겠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시골집으로 다시 내려 왔습니다. 집은 어찌 그대로 남아 있어서 시골에서 살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 자기의 신세를 생각해 보는데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소록도에 버린 아들이 불현듯 생각이 났습니다. 40년이나 지났는데 살았는지 죽었는지 꼭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이 문둥병 아들은 비밀이었습니다. 아무도 이 아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비밀입니다. 말하면 큰일 났습니다. 누구도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집안에 문둥병이 돌았다는 사실이 탄로나면 정말 큰일이었기 때문에 아무도 몰랐습니다. 가족들도 몰랐습니다. 오직 자기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아들이 이제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소록도를 찾아가서 아들을 찾아보니 살았다는 것입니다. 아들을 만나보니 아들이 너무도 반가워하는 것입니다. 아들의 얼굴은 깨끗했습니다. 너무나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또 의학이 얼마나 잘 발달 되었습니까?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어봅니다. 너 나 원망하지 않았냐? 원망은요 저는 여기 와서 예수님 만나고 은혜받고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제가 아버지를 한번만 만나게 해달라고 40년을 기도 했습니다. 누구도 병이 들어 그곳에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곳에서 40년을 기도했다는 것입니다. 자기를 버린 아버지를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꼭 안아 주셨습니다. 아버지는 지금 그 아들이 최고로 좋은 것입니다. 자기가 버린 아들, 창피해서 죽이고 싶었던 아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감사했습니다.
아버지는 그곳 목사님을 찾아 갔습니다. 목사님 저도 여기서 살겠습니다. 얘가 제 아들입니다. 제 아들과 함께 살겠습니다. 여기서 살게 해 주심시오. 그동안 누구 앞에서도 아들이라고 말하지 못했던 그 아들, 한 번도 아들이라고 말하지 않았던 그 아들, 이제 당당히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은 소록도에서 잘 살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버림받은 인생이라도 주님이 함께하시면 되는 것입니다. 소망이 주님에게 있습니다. 능력이 주님에게 있습니다. 평안에 주님에게 있습니다. -빌려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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