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이렇게 오기도 한다
이 화 영
많은 비가 내렸다. 자연의 위력을 무섭게 느끼게 했다. 집채만 한 한 바윗돌을 굴러가게 하고 자동차를 둥둥 떠내려가게 하고 토사가 쏟아져 집을 덮치고 도로를 삼켰다.
이번 비로 귀중한 생명을 많이 잃었다. 산사태로 부부가 흙 속에 파묻히고 배수로에 빨려 들어가는 어머니를 구하려다 딸과 사위가 함께 실종되고 구조현장에 출동했던 소방사가 급류에 휩쓸리기도 하고 농작물 걱정에 집을 나섰던 아버지가 미끄러져 떠내려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봐야만 했다.
죽음은 이렇게 오기도 한다. 산사태로 밀려오는 흙더미를 막을 수 없고 터진 제방에서 쏟아지는 물을 가둘 수 없고 퍼붓는 빗물을 우산으로 가릴 수 없듯이 죽음은 우리 힘으로 막을 수 없다.
사랑하는 이들의 안부를 물으며 평안과 안전을 기도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