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날 만나자첫눈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누구의 발자국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곡묵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첫눈 오는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을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사 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 정승호 - 지음 1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