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성교회(이성오 목사)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시각장애인 50명에게 개안수술비를 지원했다. 이성오 목사는 5일 창립기념 예배에서 김선태 실로암안과병원장에게 수술비 1500만원을 전달했다. 교회는 1969년 5월 4일 개척됐다.
지난달 30일 교회에서 만난 이 목사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빛을 찾아주는 일은 세상의 빛과 소금인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이런 뜻에 동참해준 우리 교회 성도들에게 먼저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교회는 45주년 때도 시각장애인 45명에게 수술비를 지원했다. 매달 실로암안과병원에 선교비도 후원한다. 교회는 올해 5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로 나눔, 선교, 교육과 관련된 일들이다. ‘나눔, 통일, 차세대 교육 세미나’를 열고 나눔 바자를 하며 선교 비전트립을 간다. 지역주민을 위한 음악회도 연다.
이 목사는 “우리 성도들은 섬김이 생활화돼 있다”고 자랑했다. 특히 목회자를 늘 신뢰하고 섬긴다고 감격스러워했다. “39세로 부임했을 때부터 교회가 중요한 일을 결정하려 하면 나이 많으신 장로님들이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우리 목사님 좋으신 대로 하자’고요. 우리 교회 당회는 50분 안에 끝납니다. 투표하지 않고 만장일치로 결정하는데 의견이 모이지 않으면 한 달간 기도하고 다시 모입니다.” 교회는 50년 역사를 갖고 있지만, 이 목사가 두 번째 목회자다. 개척한 목회자는 원로목사로 추대됐다.
성도들끼리는 물론 지역도 잘 섬긴다. 성도들은 매주 토요일 교회 주변 거리를 청소한다. 교회 청소도 성도들이 조를 편성해 직접 하기 때문에 관리집사가 할 일이 없을 정도다. 이 목사는 “항상 서로 섬기다 보니 교회 안팎이 항상 평안하다”며 “성도들은 우리 교회의 장점을 ‘평안’이라 말한다”고 했다.
개안수술비를 내놓게 된 것은 김 목사와의 인연 때문이다. 이 목사는 이전 교회 부목사 시절 김 목사를 알았다. 그 교회 담임 목사가 김 목사와 막역했다. 이 목사는 금성교회에 온 후에도 김 목사 사역에 관심을 두고 항상 협력했다.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이 목사와 금성교회 성도들의 섬김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병원장실과 비교해 창고처럼 좁은 이 목사 목양실을 생각하면 항상 양심의 가책이 든다”며 금성교회와 이 목사의 검소함을 칭찬했다. 실제 이 목사 목양실은 교회 4층 다락방 같은 곳에 있었고 책상과 책장, 소파뿐인데도 좁아서 움직이기 불편했다.
김 목사는 “실로암안과병원을 통해 이제까지 3만5000여명이 개안수술을 받고 150만명이 넘게 실명을 예방했다”며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금성교회 같은 교회가 있어서 가능했다”고 밝혔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이 목사는 두 가지를 꼭 강조해달라고 했다. 교회의 리더십과 성숙이었다. 그는 교회가 내적으로 평안하려면 목회자 리더십이 중요하고, 외적으로 영향력을 나타내려면 성장이 아니라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